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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리뷰

기생충. 영어로는 parasite. 일단 기생충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자체는 너무나도 별로다. 안 그래도 사람들은 벌레를 싫어하는데, 사는 방식조차 다른 것의 몸을 빌려 살아가야 하는 생명체라니. 눈살이 자연스레 찌푸려진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제목보다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또 그걸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특이한 제목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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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2019)

2019.05.30 개봉

감독: 봉준호

주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누적관객: 10,289,18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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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원흉의 시작...?

영화는 박서준 배우님의 깜짝등장으로 시작된다. 기우의 친구인 민혁으로 등장하여 기우에게 자신이 맡던 부잣집 따님의 과외선생님 자리를 제안한다. 수능을 4번이나 본 기우가 고등학생에게 영어를 못 가르치겠냐며. 일을 받아들이기로 한 기우는 곧장 위조문서의 달인(...) 동생 기정을 찾아가 연세대학교 학생으로 본인을 위장하여 문제의 집에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기우와 기정, 그리고 그들의 부모까지도 위조문서를 만드는 데에 정말 일말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본인은 이 대학에 갈거라며 이것은 위조 문서조차 아니라고 말한다. 기우의 가정처럼 삶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법을 지키는 것은 고사하고, 그것을 이용해 먹는 것이라도 하지않으면 안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그렇게 기우는 무사히 부잣집 딸 다혜의 과외선생님으로 취직(아주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을 하고, 이러저러한 음모를 꾸며 기우의 가족 모두가 다혜네 집으로 들어갈 계획을 세우고, 결국 이루어내고 만다. 가족 전체가 완전한 기생충으로 진화를 성공한 것이다(...) 여기서 드는 한가지 생각은, 이들의 계획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연 그 계획이 정말 치밀해서였을까 하는 점이다. 내 생각에 이들의 계획이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우네 가족이 아니고 다혜네 가족에게 있다. 기우가족에게 너무나도 중요했던 다혜가족의 과외선생님, 운전기사, 가정부 등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에겐 단지 소모품에 불과했을 것이다. 작은 트러블만 보여도 그것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그냥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그만일 뿐인 소모품. 사실 그들이 쫒겨나게 된 원인들에 대해 당사자들과 조금만 대화를 해보았어도 그들은 쫒겨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다혜네 가족들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 왜 있잖아? 그...지하철 타는 사람들한테서 나는 냄새"

이 영화에는 '냄새'라는 아주 특이한 장치가 있다. 스크린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가? 전혀 아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치 냄새가 맡아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 냄새란 누군가의 표현처럼 '각인'이다. 겉모습도 말끔하게 바꿀 수 있고 서류를 위조해서 대단한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그들이 살고 있는 '반지하의 냄새'는 없어지지 않는다. 여기서 봉준호 감독님이 대단하다고 평가가 아닌 순수한 감탄을 느꼈는데, 사실 현실에서도 돈이나 명예 등의 차이로 인한 계층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고, 그로인한 차이를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몸으로 충분히 느끼면서도 그것을 명확하게 설명하기가 힘들지 않은가. 그런 유형적인, 그리고 무형적인 계층의 차이를 봉감독님은 냄새라는 말로 표현해내었다.

 

안볼거냐?

 

황금 종려상, 오스카상 4관왕에 빛나는 이 영화의 국내평점은 다음 영화 기준 7.9점으로, 전세계를 휩쓴 영화치고는 높지 않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가 아무래도 무거운데다가, 그 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정말 적나라하며 기괴하기까지한 것이 이 영화의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안본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은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임에는 분명하며, 사실 비영어권 국가에서 최초로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라는 국뽕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한 영화이기도 하다.

 

 

여기까지 읽은 분들이 있다면 정말 대단하다. 이런 두서없이 혼자 주절된 글을 읽어주심에 감사하고, 글쓴이는 언제나 소통에 목말라 있으니 다녀간 흔적을 남겨주시면 복받으실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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