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의 전도방식을 알아보자(feat. 나의 경험담)

신천지의 전도방식을 알아보자(feat. 나의 경험담)

코로나로 인해 발칵 뒤집혀버린 지구촌.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미미한 확진자 증가폭을 보이며 확산을 잘 막고 있는 것으로 보였던 우리나라에 갑자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데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는 단체가 있었으니, 바로 '신천지'라는 단체입니다. 저는 종교인도 뭣도 아니기 때문에 신천지의 교리라던가, 이만희 총회장에 관해서 등을 비롯한 비판이나 평가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모르는 분들이 본인의 선택 없이 특정 종교에 빠지게 되는 모습은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제 경험을 녹여서 그들의 방식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최소한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는 알고 본인의 판단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이만희 총회장.  출처: 동아닷컴

 

 저는 대중교통이나 차를 이용해 이동하기보다는 조금 먼거리도 걸어 다니는 습관이 있고, 주말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혼자 다니는 시간이 대부분인데, 이렇게 길을 걸어다니시다보면(특히 혼자) 길거리에서 갑자기 눈을 마주치며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을 만나시거나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여담으로 저는 혼자 다니는 시간도 많고 얼굴도 굉장히 만만하다(...)라는 평가를 많이 받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과장 없이 못해도 수백 명은 저에게 말을 걸어왔을 겁니다.

 

 이렇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의 부류는 정말 순수한 의도를 가지신 극소수(말그대로 극소수입니다)를 제외하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명 '도를 아십니까'로 유명한 '대순진리회' 사람들입니다. 이분들의 특징은 길을 물어볼 때도 있고, '혹시 대학생이세요?' 등과 같이 대답하기 전혀 어렵지 않으며 그렇기에 무심코 대답해버리는 질문을 던지며 지나가던 사람을 길에 세웁니다. 혹은 '얼굴에 복이 많으시네요'라던가, '도저히 지나칠 수 없어서 말을 걸었다'라고 하기도 하죠. 그러면서 귀신 혹은 조상님 얘기를 하며 지금 본인이 다리에서 뭔가가 느껴지는데 혹시 다리가 불편하시지 않냐, 허리가 안 좋으시냐 등을 물어보며 점점 관심을 유도하죠. 그렇게 관심을 보이는 듯싶으면 어딘가에서 한 명이 쓱 또 나타나서 드디어 본론인 '제사'이야기를 꺼낼 겁니다. 이들은 이렇게 관심을 유도하는 젊은 사람 한 명, 본격적인 설명을 해주는 상대적으로 나이 든 사람 한 명해서 2인 1조로 다닙니다. 저는 제사하는 곳까지는 가본 적이 없어서 확인은 못했지만 열에 아홉은 제사 후 금전을 요구하고 돈을 안내면 보내주지 않거나 연락처를 통해 지속적인 요구를 한다는 것 같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가보셔도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뒷일은 본인의 몫이니까요.

 

 

신천지의 전도방식 예시. (출처: 부산대 커뮤니티)

 

 

 이제 두번째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대학교 주변에 사시거나 현재 대학생이신 분들은 길에서 스티커를 붙이거나 핸드폰을 들고 다니면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그룹을 아주 흔하게 보실 것입니다. 이것이 신천지의 대표적인 전도방식인데요, 물론 정말로 순수하게 데이터를 필요로 해서 설문을 진행하시는 그룹도 계시겠지만... 제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본 결과, 굉장히 소수더라고요. 신천지가 시도하는 설문의 종류에는 창업, 동아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하고 신천지 그룹일 가능성이 높은 것은 바로 '심리'관련입니다. 여러 사진 중에 맘에 드는 것을 고르게 한다거나, 자신이 심리학과 학생이고,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혹시 도와줄 수 있냐면서 말이죠. 혹시나 이와 같은 질문에 응하시는 것을 좋아하시거나, 힘든 세상에 어렵게 창업을 준비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으신 분들은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몇 가지 체크할 거리만 말씀드려보자면, 먼저 분명히 연락처를 달라고 할 것이고, 후에 반드시 카페 같은 곳에서 다시 만날 약속을 잡을 것이며, 마지막으로 카페에서 보기로 했는데 다른 분과 시간이 겹친다며 모르는 사람과 같이 셋, 또는 넷이서 만남을 가진다?라고 하신다면 그것은 99.8% 정도 신천지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보통은 저 윗단계에서 끝나시는 경우가 많지만, 좋은 대상으로 타겟팅이 되면 더 깊은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특히나 깊은 고민을 가지고 있거나 마음의 상처가 많으신 분들, 혹은 심리학 쪽에 관심이 깊으신 분들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을 곳 같습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제 경우에는 어떤 심리상담사를 소개해주면서 원래 돈을 받고 이런 일을 하시는 분인데, 봉사 개념으로 한 두 명씩 무료로 상담을 진행해주신다며 그분을 만날 것을 제안했습니다. 평소 심리상담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던 저는 뭣도 모르고 응하기로 했고, 그 뒤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잠깐씩 그분을 만나 여러 가지 테스트도 해보고 이것저것 공부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분이 하는 말이 너는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자존감과 자신감이 조금 결여되어 있는 것 같다며 문제의 '성경공부'를 제안했습니다. 절대 종교적인 것이 아니고 성경에 있는 좋은 말귀들을 읽으며 자신감을 찾는 거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한 달 정도 그것을 진행하는 와중에 그 분과도 많이 친해지고 가끔 사회성을 키워준다는 일환으로 다른 사람들을 소개해주시고 사적인 시간도 가끔 가지며 시간을 보내다가 언젠가 본격적인 수업을 제안하셨습니다. 강의실 같은 곳에서 좀 더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곳이라며. 깊은 고민 끝에 그곳에 가기로 마음먹은 주말에, 아버지에 바람에 못 이겨 평소에 잘 가지 않던 교회를 가게 되었는데, 거기 왠 '신천지 체크리스트'라는 대자보가 붙어있길래 별생각 없이 읽다가 제가 하던 '성경공부'가 사실은 신천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 있는 체크리스트에 전부 다 해당되었거든요. 머리가 망치로 두들겨 맞은 것처럼 멍해졌던 저는 교회 예배가 끝나자마자 휴대폰에 있는 모든 관련된 번호를 지우고, 카톡도 전부 차단했습니다. 그러고도 저에게 연락하려는 시도가 계속 있었던 듯하고 심지어는 찾아오기까지 했는데, 저는 사람이 우두머리로 있는 종교는 싫다며(이 말에 굉장히 분노하더군요) 딱 잘라 거절하고 나왔습니다.  

 

 

 여기까지가 저의 신천지 체험기입니다. 사실 종교라는 것은 정말 미지의 영역이고, 정답이 없는 세계입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때마다 그들은 '거짓말'에 대한 개념이 일반적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공부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부모님과 가족에게 절대로 알리면 안 된다고 때로는 거짓말을 할 핑계까지 만들어 주기도 하였고, 사적으로 소개해준 사사람들도 사실은 다 한통속의 신천지였으며, 그들은 제가 쏘아붙이기 전까지 끝까지 저에게 신천지임을 실토하지 않았습니다. 종교적으로 교리가 어떻고, 이건 해석이 잘못되었다라던가 이런 부분에 허점이 있다는 둥의 이야기는 제가 지식이 없어서 못하겠습니다만은, 그들이 믿는 종교를 말하지 못하고 거짓말로 하루하루 살아가며 주변까지 거짓말로 물들이게 만드는 그들의 방식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뭐 이 글을 읽으시고 무릎을 탁 치는 분들도 계실 수 있고, 혹은 분노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지만...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P.S 하지만 최근 신천지임을 말하지 못해 안 좋은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들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기에 조심할건 조심하되, 맹목적인 비난과 혐오는 자중하는 게 올바른 것 같습니다. 그들도 원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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